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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2%과학자상세보기

  • 김영훈 교수(화학공학과), “재료의 가능성을 환경의 해법으로, 기술의 시작과 끝을 보다”

    조회수 1188 | 작성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6 | 홍보기획실

  • 최상위 2% 세계 과학자 릴레이 인터뷰 - ⑧화학공학과 김영훈 교수

    “재료의 가능성을 환경의 해법으로, 기술의 시작과 끝을 보다”
     

    광운대학교 교수 18명이 미국 스탠퍼드대와 엘스비어가 선정한 세계 상위 2% 과학자에 선정되었다. ‘최상위 2% 세계 과학자’ 명단은 전 세계 연구자의 연구 영향력을 공정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비교·평가하기 위해 스탠포드대 존 이오아니디스(John P.A. Ioannidis)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 지표(Composite Score)를 기반으로 발표된다. SCOPUS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문 인용 수, H-지수, 공동저자 보정 지수 등을 종합하여 연구자의 생애 업적(Career-long)과 최근 1년 성과(Single-year)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18인의 연구자를 통해 다시 한번 광운대학교의 연구 경쟁력과 학문적 저력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증명했다. 전세계 학계가 주목하는 광운대 교수진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연구 여정과 성과, 그리고 다음 도전을 들어본다.

     

     세계 최상위 2% 과학자로 선정된 화학공학과 김영훈 교수

    세계 최상위 2% 과학자로 선정된 화학공학과 김영훈 교수

     

    - 세계 최상위 2% 연구자로 선정되신 소감과 함께, 이번 선정이 교수님께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다만 이번 선정은 개인의 성과라기보다, 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쌓아 온 질문과 방향이 국제 학계에서도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는 신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연구는 나노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소재가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까지 보려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번 선정은 그동안의 연구 궤적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이자, 앞으로 더 책임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도 다가옵니다.

     

    - 현재 연구하고 계신 분야와 주요 관심 연구 주제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연구 분야는 환경친화적인 나노소재 개발과 환경유해인자들의 환경노출평가입니다. 광열 나노소재를 이용한 담수화, 전기생산, 방빙·제빙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나노플라스틱의 검출과 제거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기반-색센싱을 통한 유해물질 검출처럼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환경유해인자들의 물질흐름분석, 전과정평가, 환경거동 모델링을 결합해 소재의 제조·사용·폐기 이후까지 함께 해석하고 있습니다.

     

    - 교수님의 대표 연구 성과 중 하나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한 해당 연구가 학문적·산업적으로 어떤 의미나 파급력을 가졌는지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최근 가장 많은 성과를 냈던 연구는 도로먼지 내 타이어마모입자와 관련 오염물질을 정량화하고, 도로 조건과 연결해 해석한 연구입니다. 타이어마모입자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한 계속 발생하지만, 대기오염이나 미세플라스틱 논의에서 오랫동안 주변부에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서울 지역 도로먼지를 실제로 채취하고, Py-GC/MS 기반 정량, 입도 분포, 중금속, 교통량, 도로 상태 지표를 연결해 “어디에 많이 쌓이는가”뿐 아니라 “왜 그곳에 쌓이는가”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타이어마모입자는 고무, 카본블랙, 첨가제, 금속성 오염물질, 도로먼지가 결합된 복합 오염원입니다. 따라서 입자 하나를 분석하는 기술, 도로라는 공간을 해석하는 환경공학, 도시관리 관점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이 접근은 향후 Euro 7과 같은 비배출오염 관리, 도로 청소 우선순위 설정, 취약 보행자 노출 평가, 전기차 시대의 입자성 오염 문제를 논의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축으로는 광열 나노소재 연구가 있습니다. CuS, Au, carbon black 기반 소재를 이용해 물 증발, 염수 처리, 오염수 정화, 제빙, 살균으로 확장해 왔습니다. 이 연구들은 “태양광을 열로 바꾸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물-공기, 물-고체, 얼음-고체 계면의 에너지 전달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산업적으로는 에너지 투입을 줄인 수처리, 극한환경 표면관리, 저비용 태양열 이용 기술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교수님의 연구가 국내를 넘어 국제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인용되고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제 연구가 인용되는 이유를 스스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는 비교적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재의 성능만 보고 끝내지 않고, 그 소재가 쓰이는 환경과 버려진 이후의 경로까지 함께 다루려 했기 때문입니다. 나노소재 분야에는 우수한 합성법과 높은 성능을 보여주는 연구가 많습니다. 반면 환경 분야에서는 실제 농도, 물질흐름, 노출, 규제 적용 가능성을 요구합니다. 이 두 세계는 언어가 다릅니다. 저는 그 사이에서 실험 데이터와 환경적 해석을 함께 놓으려 했습니다.

     

    예를 들어 흡착소재라면 제거율만 보지 않고 재사용성, 자기분리, 공존 오염물질, 실제 시료 적용 가능성을 봅니다. 광열소재라면 최고온도만 보지 않고 증발 보정, 열손실, 물질 전달, 실제 환경 조건을 함께 봅니다. 나노플라스틱 연구라면 입자를 검출하는 방법뿐 아니라 발생량, 물질흐름, 환경 매체별 분포까지 연결합니다.

     

    국제 학계에서 오래 살아남는 논문은 대개 한 번 읽고 끝나는 논문이 아니라, 다른 연구자가 자기 문제를 풀 때 다시 꺼내는 논문입니다. 제 연구가 그런 방식으로 쓰였다면, 그것은 완성된 정답을 제시해서가 아니라 재료설계와 환경해석 사이의 접점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금의 연구 방향과 태도를 형성하는 데 가장 크게 작용한 경험이나 시기가 있다면 언제였을까요?

    대학원 시절의 경험이 가장 컸습니다. 당시 저는 누구보다 일찍 연구실에 출근하려 했습니다. 보통 아침 6시에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했고, 그 시간만큼은 최대한 집중해서 연구에 몰입했습니다. 대학원 과정에서 30편 정도의 논문을 썼는데, 그때의 경험이 저를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교수의 길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이 잘되지 않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는 억지로 같은 문제를 붙잡기보다 다른 일에 집중하며 분위기를 바꾸고, 다음 날 다시 도전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하루를 넘기고 다시 보면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구원 시절에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설렘이 있었습니다. 연구실에 가서 계획해 둔 일을 빨리 해보고 싶은 마음, 그것이 제 연구에 대한 애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그 뒤에 생기는 여유 시간을 좋아합니다. 특별한 취미가 많지는 않지만 책 읽는 시간만큼은 가장 좋아했습니다. 소설이든 과학서적이든 읽다 보면 전혀 다른 문장이나 장면에서 엉뚱한 발상이 떠오르고, 그것이 연구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하나는 관찰하는 습관입니다. 평소에도 주변을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봄철이 되면 네잎클로버를 20개 이상 찾아 학생들에게 나눠주곤 합니다.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 속에서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일은 연구와도 닮아 있습니다. 제 연구 태도는 결국 부지런히 움직이고, 빨리 시도하고, 많이 읽고, 오래 관찰했던 시간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교수님 연구 분야의 향후 전망과,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화나 흐름이 있다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환경 나노소재 연구는 고성능 소재 개발에서 책임 있는 소재 설계로 이동할 것이라고 봅니다. 제거율, 감도, 광열전환효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환경조건에서의 안정성, 회수 가능성, 부산물, 전과정 영향까지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특히 광열소재, 미세·나노플라스틱 검출, 환경센싱 분야는 에너지·환경·데이터가 결합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뀔 것입니다. 실험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소재개발도 점차 계산, AI 최적화 기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 앞으로 집중하고 싶은 연구 방향과 목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기존의 재료 중심 연구를 AI 기반 최적화 소재개발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특히 simulated quantum annealing과 단열양자컴퓨팅 기반 최적화 기법을 광열 나노소재, 담수화, 전기생산, 나노플라스틱 색센싱 검출 연구에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환경·에너지 소재는 조성, 구조, 표면특성, 공정조건, 실제 작동환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일 변수 최적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조합최적화 관점에서 다루고, 계산 결과가 실제 합성 조건과 실험 설계로 이어지는 순환형 연구 체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좋은 소재를 우연히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왜 좋은지 설명하고 다음 후보를 예측할 수 있는 소재개발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조언이나, 연구자로서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가능한 목표 지점에 먼저 도달해 보라는 것입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중간에 넘어지기도 하고,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실험이 잘 안 되고, 논리도 흔들리고, 처음 세운 가설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멈춰서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정리하려고 하면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우선 밀고 나가서 정상에 한번 올라서 보아야 합니다. 정상에 도달한 뒤에 뒤돌아보면, 그토록 크게 느껴졌던 문제가 사실은 아주 작은 돌부리였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지점이 연구의 핵심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에서는 문제를 만났을 때 즉시 주저앉기보다, 어느 정도까지는 끝까지 가보는 힘이 필요합니다. 먼저 올라선 다음, 뒤돌아보며 문제를 다시 해석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지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연구는 생각보다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을 때도 많고, 같은 실험을 반복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그래도 꾸준히, 성실히 하다 보면 해결되는 문제가 많습니다. 특별한 재능보다 오래 버티는 성실함이 연구에서는 훨씬 강한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부지런해지고, 자기 연구를 대할 때 작은 설렘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도 꼭 하고 싶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일이 아닙니다. 다른 시대의 사람, 다른 분야의 사람,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일입니다.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책 한 권이면 됩니다. 과학자, 철학자, 소설가, 예술가의 생각을 활자로 만나다 보면, 엉뚱해 보이는 상상력이 지금 붙잡고 있는 연구 주제와 맞닿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새로운 실마리가 생기고, 막혀 있던 연구의 물꼬가 트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젊음을 너무 쉽게 팔지 않았으면 합니다. 돈으로 젊음은 살 수 없지만, 사회는 종종 젊은 사람의 시간을 너무 쉽게 삽니다. 단순히 시간을 소모하는 일에 자기 가능성을 너무 오래 맡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장의 시급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에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상상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 가는가입니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휴대폰 화면 안에만 머물지 말고, 활자를 읽고, 하늘도 보고, 오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젊은 연구자에게 필요한 것은 빠른 성공보다 좋은 질문을 오래 붙잡는 힘입니다. 넘어져도 다시 가고, 지쳐도 다시 시작하고, 책과 생각 속에서 자기만의 시야를 넓혀 가는 사람은 결국 자기 연구의 방향을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그런 연구자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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