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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운 Hot Issue] [광운인 릴레이 인터뷰] “20개 기업의 러브콜을 거절한 엔지니어, 대한민국 로봇의 미래가 되다” New

    조회수 818 | 작성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13 | 홍보팀

  • 20개 기업의 러브콜을 거절한 엔지니어, 대한민국 로봇의 미래가 되다

    : 안정보다 혁명을 택한 로봇쟁이, 로보티즈 표윤석 부사장의 야성적 승부수 (전자공학과 02)

    로보티즈 로봇과 함께 

                 로보티즈에서 개발 중인 로봇과 함께 선 표윤석 부사장

     

    “책상 위에서 완벽했던 코드는 경기장 바닥에서 무너집니다. 진짜 엔지니어링은 거기서부터 시작이죠.”

     

    박사 학위를 따기도 전에 삼성, LG를 포함한 굴지의 기업 20여 곳에서 파격적인 러브콜을 보냈던 인재. 모두가 꽃길이라고 말하는 대기업 사령탑을 거절하고, 그는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기 위해 금천구의 작은 벤처기업 ‘로보티즈’로 향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가 선택한 로보티즈는 이제 시가총액 수조 원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심장’이 되었다. 국내 최초의 대학생 로봇게임단 광운대 로빛(RO:BIT)의 창단 멤버에서, 이제는 로봇이 우리 곁을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법’과 ‘표준’을 만든 설계자. 표윤석 로보티즈 부사장의 여정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 로봇의 역사가 되고 있다. 

     

     

    연구실 책상보다 뜨거운, ‘손끝의 기름때’가 만드는 미래


    “로봇 공학은 ‘머리’로 시작해서 ‘손’으로 끝나는 학문입니다. 이론적 지능은 날카롭게 다듬되, 여러분의 손에는 늘 기름때와 납땜 흔적이 묻어 있어야 합니다.”

     

    표윤석 부사장은 로봇 엔지니어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그의 말에는 20년 넘게 로봇 현장을 지켜온 이의 무게가 실려 있다. 전자공학과 제어공학을 전공하며 논리 회로와 코드, 그리고 실제 하드웨어를 움직이게 만드는 ‘구동’의 매력에 빠진 그는 ‘로봇은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 확신이 분명해진 순간은 자신이 만든 로봇이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미션을 수행하고, 타인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였다.

     

     

    로보티즈에서 수행중이 사업에 대해 설명
    이른 새벽부터 시작되는 하루 일과에 대해 설명하며 미소짓고 있는 표윤석 부사장

     

     

    로봇게임단 로빛(RO:BIT)에서 시작된 ‘현장 중심’ 엔지니어링


    2006년, 광운대 재학 시절 그가 창단한 로봇게임단 로빛(RO:BIT)은 그의 엔지니어 인생의 ‘뿌리’가 됐다. 당시 로봇은 연구실 안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았지만, 그는 로봇이 대중과 호흡하고 ‘로봇스포츠’라는 역동적인 환경에서 검증받길 원했다.


    “책상 위에서는 완벽했던 코드가 경기장 바닥의 미세한 단차나 조명 아래에서 무너지는 것을 보며 ‘현장 중심의 엔지니어링’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로빛(RO:BIT) 활동은 그에게 기술적 도전뿐만 아니라 팀워크의 중요성을 가르쳐줬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픈 소스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일찍이 체감하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이 시절의 경험은 이후 OROCA, 로얄모 등 로봇 커뮤니티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일본의 집요한 ‘장인정신’과 한국의 ‘속도’, 그 절묘한 접점을 찾다


    KIST에서의 실무 경험 이후, 그는 로봇 강국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2010년대만 해도 로봇 하면 아시모, 소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떠오르던 시절이었다.


    “일본의 연구 환경은 ‘지독할 정도의 장인정신’과 기초 기술에 대한 깊은 집요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변화에 유연하고 ‘빠른 실행력과 상용화’에 강점이 있죠. 저는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법을 배웠습니다.”


    규슈대학교에서 보낸 6년간의 석·박사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금전적으로 힘든 유학 생활을 버티기 위해 접시 닦기부터 임상시험까지 동시에 세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부과학성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 연구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었고, 그 시기가 그를 한층 성장시켰다.


     

    ​20:1의 선택, 안정을 버리고 로봇의 ​성장판​에 올라타다

    박사 과정 마지막 해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군 제대 후 인턴으로 일했던 로보티즈의 김병수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다. 당시 미국에서는 DARPA 로봇 챌린지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가 한창이었다. 대표는 그를 미국으로 불러 며칠간 같은 숙소를 쓰며 함께 대회를 참관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스카웃이 이뤄졌다. 주변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박사까지 받고 중소기업으로 가냐”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당시 그는 삼성, LG 등의 20곳 이상의 기업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은 상태였다.


    “로보티즈는 로봇만 하겠다는 게 확실했어요. 대기업들은 로봇이 괜찮다 싶으면 투자했다가 별로다 하면 접었다가 반복하거든요. 로보티즈는 27년간 로봇만 해왔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로보티즈가 가진 오픈 소스에 대한 철학이었다. 


    “로봇은 여러 학문이 함께 있고 난이도 높은 과제들이 있기 때문에 전 세계 로봇 개발자들이 오픈 소스로 협업해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에게 로보티즈는 그 비전을 실현할 완벽한 곳이었다.


     

    로보티즈 현판앞에 서있다
    로봇은 함께할 다정한 이웃이라고 말하는 표윤석 부사장


    기술을 넘어 ‘법’을 바꾸다: 로봇의 보행권을 쟁취하기까지

     

    로보티즈 입사 후 그가 집중한 것은 실외 자율주행 로봇 개발이었다. 실내는 통제된 환경이지만, 실외는 날씨와 지형의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한 보행자 등 변수가 무한했다.

    “기술적으로는 눈부심이나 비 오는 날의 센서 노이즈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였고, 현실적으로는 로봇을 ‘경계’의 대상이 아닌 ‘편리한 이웃’으로 인식시키는 서비스 시나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표 부사장이 개발한 실외 자율주행 로봇 ‘개미(GAEMI)’가 강남역 한복판을 누빌 수 있게 된 것은 단순한 기술의 승리가 아니었다. 당시 로봇이 보도를 다니는 것은 불법이었다. 그는 포기하는 대신 직접 정부를 설득하고 데이터로 안전성을 입증했다. 그 집요함은 마침내 ‘지능형 로봇법 개정’ 이라는 역사적 결실을 맺었다. 대한민국 로봇들이 합법적으로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엔지니어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 것이다.

    로보티즈의 배달로봇
    표윤석 부사장이 개발에 참여한 '개미(GAEMI)' 로봇 

    그가 개발에 참여한 '개미(GAEMI)' 로봇은 현재 150여 대 이상이 실생활에서 운영 중이다. 강남역 인근 6~7개 역을 오가며 배달하고, 인하대·한양대 등 대학 캠퍼스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표윤석 부사장은 궂은 날씨에도 묵묵히 임무를 완수하는 로봇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운의 정체성: 세상에 없던 길을 내는 ‘야성적 실용주의’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지도를 펼쳐보면, 그 중요한 맥점마다 광운 출신 선후배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표윤석 부사장은 광운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야성적 실용주의’로 정의한다. 이론에만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든 현장에서 로봇을 움직이게 만드는 끈기와 실행력. 그는 학교에 융합형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후배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실패해보는 경험을 많이 쌓기를 당부했다.


    굳은살이 증명하는 이름, ​진짜 엔지니어


    누군가는 20개의 기업 오퍼를 거절한 그를 보며 ‘무모한 도박’이라 말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증명했다. 안락한 사무실의 의자보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로봇과 함께 구르는 삶이 얼마나 더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그가 바꾼 것은 법조문만이 아니다. 로봇을 ‘경계의 대상’에서 ‘다정한 이웃’으로 바꿨고, 후배들이 걸어갈 길에서 ‘불가능’이라는 돌덩이들을 치워냈다.

     

    인터뷰를 마치며 건넨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여전히 뜨거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현장에서 로봇과 함께 쌓인 굳은살이 결국 여러분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 것입니다.”

     

    강남역의 빌딩 숲 사이를 묵묵히 달리는 '개미(GAEMI)' 로봇의 뒷모습에는, 기름때 묻은 손으로 미래를 빚어온 한 공학자의 진심이 묻어 있다. 로봇이 당연한 일상이 되는 그날까지, ‘야성적 실용주의자’ 표윤석의 바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표윤석 동문과의 인터뷰 영상 보러가기(이미지 클릭 시 유튜브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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