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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운 Hot Issue] [광운인 릴레이 인터뷰] 국제 학계가 주목한 英 플리머스대 연구원 나주리 동문(화학공학과 05) New

    조회수 437 | 작성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4 | 홍보팀

  • [광운인 릴레이 인터뷰]

     

    광운에서 세계로,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국제 학계가 주목한 플리머스대 연구원 나주리 동문(화학공학과 05)

     

    국제 학계가 주목한 英 플리머스대 연구원 나주리 동문(화학공학과 05)

     

     세계 무대에서 암 연구를 이어가는 광운인

     

    어떻게 하면 암을 더 민감하게 치료할 수 있을까?

     

    이 단순한 질문은 나주리 동문(화학공학과 05학번,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연구원)이 지난 10여 년간 붙들어 온 연구의 핵심이다.

     

    현재 그는 뇌수막종을 대상으로 한 방사선 감수성 증강 물질(radiosensitizer)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뇌수막종은 수술적 제거가 쉽지 않고, 효과적인 화학적 치료제가 없어 방사선 치료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다. 나 동문은 방사선 치료 전에 암세포를 먼저 약하게만들어 같은 선량의 방사선에도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약물로 암세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방사선으로 치명타를 주는 것입니다. 방사선의 국소적 장점과 약물의 효과를 함께 활용해 치료 성과를 높이고 싶습니다.

     

    국제 학계가 주목한 英 플리머스대 연구원 나주리 동문(화학공학과 05)
     

     

    그의 연구 성과는 이미 국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HDAC6 억제제를 활용한 방사선 치료 효율 증대 연구, 환자 유래 3D 종양 모델 구축, 종양 관련 면역세포의 역할 규명은 암 연구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Acta Neuropathologica Communications(2023), eBioMedicine(2024), Journal of Experimental and Clinical Cancer Research(2025) 등 저명 학술지에 실리며 세계 연구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넘어져도 다시, 연구자의 길 위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로 자리 잡기까지 그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서울대학교 의과학과 박사 과정에서 그는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을 조절해 암세포의 저항성을 낮추는 연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박사 학위 심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지도교수는 동물 실험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심사 연기를 권유했다.

     

    그때 정말 무너졌습니다. 어느 순간 박사를 해내야만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 갇혀 있었던 거죠. 하지만 결국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왕 하는 것, 부끄럽지 않게 해내고 싶었습니다.

     

    박사 과정의 가장 큰 도전은 실험 자체보다도 반복된 실패와 좌절 속에서 무너지는 마음을 붙잡는 일이었다. 과학적 질문에 답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 앞에서 다시 일어나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는 깨달음은 이후 그의 연구 철학이 되었다.

     

    박사 졸업 일주일 만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포닥 연구원으로 합류하면서 그는 또 다른 문화적 충격을 경험했다.

     

    30명 남짓한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교수님의 수업을 멈추고 자유롭게 질문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런 수업방식이 낯선 저에게는 이런 수업 분위기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경험은 연구자로서 질문하는 용기남의 시선을 덜 신경 쓰는 태도를 배우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의 연구 여정에는 중요한 전환점도 있었다. 서울대 시절 그는 주로 동물 모델과 영상기법을 활용했지만, 동물실험을 진행하며 깊은 회의감에 빠졌다.

     

    실험이 끝난 뒤 수많은 쥐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건물 아래로 내려오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는 누군가를 돕고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생명을 해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 경험은 그를 순수한 DNA 메커니즘 연구로 이끌었다. 지금도 그는 왜 암세포는 방사선 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 도구가 바뀌었을 뿐, 연구자의 자세는 더 단단해졌다.

     

    배움의 씨앗을 틔운 광운 시절

     

    연구자로서의 씨앗은 광운대학교 시절에 심어졌다. 2학년을 마친 뒤 그는 1년간 휴학을 하고,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서 6개월간 어학연수를 한 뒤 3개월 동안 홀로 유럽을 여행했다. 

     

    국제 학계가 주목한 英 플리머스대 연구원 나주리 동문(화학공학과 05)

     

    여행을 하며 수없이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답이 학문을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했고, 연구자의 길을 마음에 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귀국 후 화학공학과 학부 연구생을 경험하면서 선배들의 실험을 보며 배웠던 시간이 큰 전환점이 되었다.

     

    PCR 실험을 통해 target gene 여부를 확인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연구가 재미있다는 걸 처음 느낀 시절이었습니다.

     

    광운대에서의 배움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고 다시 시작하는 훈련이었다. 특히 1학년 수업에서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나주리 동문의 마음 속에는 남아 있다.

     

    모르는 건 부끄럽지 않다. 하지만 모른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배우려 하지 않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그는 이 말을 마음에 새기며, 3 시절 교재를 다시 펼쳐 공부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 순간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학문적 태도의 근간이 되었다.

     

    끈기와 네트워크, 광운의 힘

     

    나주리 동문은 후배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대학 시절에는 당장 보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분명 자산이 되는 경험들이 있습니다. 역시 방학 때 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배움은 교실 밖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어요. 어렸을때부터 엄마가 늘 해주시던 말씀인데,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는 선에서라면 많은 일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는 광운대의 장점을 실용적 동료 의식에서 찾는다.

     

    광운대 동문들은 실패와 성공을 두루 경험하며 현실적이고 끈기 있는 태도를 갖췄습니다. 든든한 교수님과 동기·선후배의 네트워크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광운대 화학공학과에서 출발해 서울대, 옥스퍼드, 그리고 플리머스를 거쳐 세계적 연구자가 된 나주리 동문. 그의 여정은 화려하기보다 묵묵했고,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힘으로 채워져 있었다.

     

    좋은 날은 감사히 누리고, 어려운 날은 다음 좋은 날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 단순하지만 단단한 믿음 속에서 그는 오늘도 연구실에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담당부서 : 홍보팀 / 연락처 : 02-940-5504